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Frost & Sullivan)은 인공지능(AI)이 예측형과 생성형 단계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틱(agentic) AI’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I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조직 전반을 아우르는 전략적 전환 과제로 인식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 아시아태평양 ICT 총괄 케니 여(Kenny Yeo) 디렉터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AI 도입과 전사 차원의 전략 수립 방안(Embracing AI and Developing Business Strategies with a Whole-of-Organization Mindset)’ 세미나에서 “AI 전환은 기술적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비즈니스 혁신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에이전틱 AI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에이전틱 AI는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분석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해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고도화된 자율형 시스템으로, 기업의 업무 자동화와 운영 최적화에 효과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실제 산업 현장의 도입 수준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시스코(Cisco)가 발표한 ‘2024 AI 준비도 지수’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 가운데 AI 도입 준비가 완료된 조직은 13%에 불과하다. 여 디렉터는 “준비 없이 AI를 도입할 경우, 오히려 비효율성과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종 간 도입 수준의 차이도 두드러진다. 생성형 AI의 활용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생산 시스템에 AI를 적용한 기업은 6% 미만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 수익률(ROI)에 대한 불확실성, 전문 인력 부족,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이 발표한 2025 글로벌 AI 보고서(Global State of AI 2025)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89%가 AI를 주요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의 조직이 초기 도입 단계에 머물고 있으며, 전략 수립과 실행 역량 사이의 격차는 여전히 유효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에이전틱 AI는 맥락을 인식하고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업무 흐름을 자동화하고 효율화하는 데 큰 강점을 지닌다. 전략적으로 도입할 경우 운영 효율성과 AI 투자 효과 모두를 높일 수 있다. 즉, 단기적인 기술 도입을 넘어, 장기적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은 다음과 같이 AI 전환을 위한 3단계 전략을 제안했다.
① 디지털화(Digitization) - IT 인프라와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
②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 자동화 및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 구축
③ AI 전환(AI Transformation) - 고도화된 AI 전략을 통한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
AI 전환은 단순한 도구 활용을 넘어, 비즈니스 모델 재정의와 조직 문화의 변화까지 수반하는 전사적 변화다. AI를 전략적 역량으로 인식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기업만이 그 잠재력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 한국지사 박세준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이제는 시범 단계에서 벗어나 실행 중심의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번 논의가 AI의 현실적 도입과 성과 창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Frost & Sullivan)은 1961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글로벌 시장 조사 및 컨설팅 기업으로, 현재 전 세계 29개국 47개 지사에서 약 2000명의 전문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본사는 실리콘밸리 인근에 위치하며, 모빌리티,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제약·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시장 분석, 전략 자문, 실행 지원, 벤치마킹 툴(Frost Radar™) 등을 제공한다.
또한 ‘성장 파이프라인 서비스(Growth Pipeline as a Service)’ 모델을 통해 디지털 전환 및 기술 기반 메가트렌드 분석을 수행하고, 기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한국에는 2003년 서울 사무소를 개설해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