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29(수)
 

800 구병옥.jpg

 

한국교회법학회(회장 서헌제)은 3월 30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제37회 학술세미나를 갖고 최혁진 국회의원이 발의한 민법 개정안에 대해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술세미나에서 개신대학원대학교 구병옥 교수(한국실천신학회 이사장)는 '이단·사이비 종교의 반사회성에 대한 신학적 분석과 실천신학적 대응 연구'라는 제목의 발제를 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이단·사이비 종교의 반사회성과 폐해를 성경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에 대한 교회의 대응 방향을 제시한다. 본 연구는 분석의 기준으로 ‘창조질서 원리’와 ‘진리·정직 윤리’라는 두 가지 신학적 틀을 제시한다. ‘창조질서 원리’는 하나님이 인간과 공동체에 부여하신 기본 구조로서 인간, 가정, 교회의 세 영역에서 나타나며, ‘진리·정직 윤리’는 하나님 성품에 근거한 윤리로서 거짓과 기만을 배격하는 기준이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이단·사이비 종교의 반사회성을 분석한 결과, 첫째, 인간 존엄 훼손과 인간성 파괴, 둘째, 가정 파괴, 셋째, 교회 파괴 및 정체성 훼손, 넷째, 인간 교주화와 거짓·기만을 통한 진리·정직 윤리의 붕괴라는 구조적 특징이 드러났다. 특히 이러한 반사회적 양상은 단순 사건이 아니라 교리적 왜곡에 근거한 체계적 구조 속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신학적·사회적 차원을 동시에 지니는 복합적 문제라 할 수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분별과 대응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종교단체 해산과 같은 포괄적 규제보다는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개별 집단과 개인의 범죄행위에 대해 정밀하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교회의 실천신학적 대응

이단·사이비 종교의 반사회성은 창조질서 원리의 훼손과 진리·정직 윤리의 붕괴라는 구조적 문제로 나타난다. 이에 본 장에서는 이러한 신학적 진단에 기초하여 한국교회가 어떠한 실천신학적 대응을 모색해야 하는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이러한 대응은 단순한 문제 해결을 넘어, 창조질서 원리의 회복과 진리·정직 윤리의 실천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1. 소그룹 공동체 제공

사람들이 이단·사이비에 빠지는 첫 번째 이유는 교리적인 문제보다 관계와 결핍의 경우가 많다. 개인주의가 심화되는 사회 속에서 여전히 개인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진실한 관계와 공동체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단·사이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끈끈한 소그룹 공동체가 필요하다. 교회는 이단·사이비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에 예방 차원에서라도 성경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소그룹을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회가 제공하는 소그룹 이상으로 사람들은 건강한 가정 공동체를 필요로 한다. 건강한 가정은 삶의 안정과 활력을 동시에 주며, 이단·사이비 종교에 현혹될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따라서 교회는 각 가정이 성경적 진리 안에서 건강한 공동체로 존재할 수 있도록 돌아보고 격려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공동체적 결핍을 파고드는 이단·사이비 종교의 구조적 특성에 대한 근본적 예방책이 된다.


2. 신앙교육의 강화

이단·사이비 종교의 확산은 단순한 정보 부족이 아니라 신학적 분별력의 결핍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이단·사이비의 문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교육의 강화를 필요로 한다.


첫째, 창조질서 원리의 관점에서 인간, 가정, 교회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진리·정직 윤리를 강조하는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굳이 교리를 따지기 이전에 이단·사이비들은 인간 존엄을 훼손하고, 가정을 파괴하며, 교회를 무너뜨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짓을 일삼는 행태를 보인다.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은 일차적으로 이단·사이비를 분별하는데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기준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교회는 교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현대 교회들은 갈수록 개인주의가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예배나 성경공부 등 교회 안의 모임이 줄어드는 추세이다. 그러나 성도들을 이단·사이비의 유혹에서 지켜내기 위해서는 교리 교육의 강화가 필요하다. 교회 차원의 교리 교육은 교리 설교를 통한 것과 별도의 학습과정을 통한 교육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이나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을 통한 공부가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교리 교육의 관점에서 볼 때 교회사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이다. 교회사는 단순한 역사 지식이 아니라, 교회가 역사 속에서 어떻게 진리를 보존하고 이단과 오류에 대응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리의 적용 과정이기 때문이다. 초대교회의 삼위일체 논쟁이나 기독론 논쟁, 종교개혁기의 신학적 투쟁 등은 오늘날 교리의 형성이 추상적 사유가 아니라 치열한 분별과 논쟁 속에서 정립되었음을 드러낸다.


따라서 교회사 교육은 성도들로 하여금 교리를 단순히 암기하는 수준을 넘어, 왜 그 교리가 중요한지, 그리고 어떤 오류와 왜곡을 배격하기 위해 형성되었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역사적 인식은 현대의 이단·사이비 종교에 대한 분별력을 길러 주며, 교회가 동일한 오류를 반복하지 않도록 중요한 신앙적 토대를 제공하고, 교회가 진리를 지켜온 공동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게 한다.


넷째, 이단·사이비 종교에 대한 소개 교육이 필요하다. 이단·사이비에 대해 성도들은 무지하고 쉽게 유혹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교회들은 걱정만 할뿐 우리 주변에 어떤 이단·사이비들이 잘못된 교리와 속임수를 통해 다가오는지 전혀 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다. 짧은 단기 교육과정을 통해서라도 이단·사이비 종교의 실체에 대해 다루는 것은 성도들에게 예방 차원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가정을 통한 교리교육의 강화가 필요하다. 가정이 따뜻한 사랑의 공동체로 회복되는 것과는 별도로 가정에서 정기적인 신앙교육의 실천이 필요하다. 청교도들에게 가정은 작은교회로 존재했고, 부모는 다음세대 신앙전수의 책임자로 여겨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우리는 신앙전수에 있어서 가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우선 정기적인 가정예배가 회복되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창조질서 원리와 진리·정직 윤리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정기적으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이나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을 함께 한두 문항씩 읽어나가는 방법을 병행할 수 있을 것이다. 


3. 상담과 회복 사역

병원에 각 질병에 특화된 진료 분야가 존재하듯, 이단·사이비 종교에 빠진 이들을 위한 상담 사역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단·사이비 종교의 문제는 전문성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으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이단에 빠진 것을 알았다면 스스로 설득하려하기 보다는 이단상담 전문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는 단순한 상담 차원을 넘어, 왜곡된 신앙 구조로부터 인간을 회복시키는 신학적 사역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단 혹은 사이비 종교에서 탈퇴한 이들을 돕는 회복 사역도 필요하다. 경험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이단·사이비 종교에서 나오는 것도 힘들지만 나온 이후에도 기성교회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한다. 여전히 내면에 아직 해결되지 않는 기성 교회에 대한 불신 혹은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단·사이비 종교에서 탈퇴한 사람들이 회복하고 건강한 교회에 정착하는 것을 전문적으로 돕는 회복 사역이 필요하다.


신천지의 산 옮기기와 같은 다양한 교회 와해와 전복 시도로 인해, 작금의 지역교회들은 이단에서 탈퇴한 이들을 경계의 눈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건강한 한국교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교회들이 회복사역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상처입은 이들을 돕는 실천이 필요하다. 이러한 회복 사역은 교회가 상처 입은 자를 품는 공동체라는 본질을 드러내는 중요한 실천이다.


4. 연합과 협력을 통한 대응

이단·사이비 종교 문제는 개별 교회의 차원을 넘어서는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에, 교회 간 협력과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 교단 차원의 이단 대응 기구, 정보 공유 시스템, 그리고 연합 사역은 이러한 대응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된다.


게다가 이단·사이비 종교는 막강한 인력 동원 능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개교회나 성도 개인을 공격할 수 있다. 이를 개교회 혹은 개인이 대응하는 것은 결국 이단·사이비에 대한 두려움만 갖게 하고 위축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연합을 통한 공동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조치다. 


또한 교회는 이단·사이비 문제를 단순한 내부 문제로 축소하지 않고, 사회적 책임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피해자 보호, 상담 지원, 그리고 공공기관과의 협력은 교회의 공공신학적 역할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연합적 대응은 교회가 개별 공동체를 넘어 하나의 몸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사회 속에서 드러내는 중요한 실천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대응 전략을 넘어, 교회가 하나님의 창조 의도를 구현하는 공동체로 회복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구병옥 교수, 이단 사이비 대응 관련 상담과 회복 사역 전문화 강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